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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24 16:25:42
kwsi
한국사회포럼2006-차이를 어떻게 생각하고, 누구와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


[한국사회포럼2006 -  여성운동, 차이와 소통 그리고 새로운 미래 발제문1]

차이를 어떻게 생각하고, 누구와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

권김현영/언니네트워크 출판편집팀장

기존의 진보/보수라는 경계는 유효한가라는 질문

한국여성운동의 입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단어는 여전히 보수, 진보, 급진이라는 분류이다. 한국의 보수적 여성운동이란 여협과 여협의 소속단체에 의해 전개되었으며, 중산층 여성들의 이해를 대변하였으며, 독재정치나 종속적 산업화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으며 때때로 여성해방의 이념조차 공유하지 않은 여성집단세력을 의미한다. 2005년 10월 26일 제 41회 여성대회에서 “출산이 애국”이라는 구호를 외친 여협을 돌이켜보면 여성해방에 대한 전제를 공유하고 있는지부터 의심하는 것은 여전히 유효해보인다. 이에 비해 진보적 여성운동이란, 여연과 그 소속단체에 의해 전개되었으며, 반독재민주화운동에 헌신하고, 민중지향적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고 간주된다. 또한 급진적 여성운동은 90년대 중반 이후 등장한 영페미니스트 집단과 레즈비언 인권 모임 등으로 분류된다. (서미라, 2002)
이 분류는 자유주의-페미니즘, 맑스주의-페미니즘, 급진적 페미니즘이라는 80년대 서구여성해방이론의 분류체계로부터 나왔으며, 이러한 분류는 여성억압의 원인과 해결을 위한 전략이라는 인과적 문제구성의 틀에서 생성되었다. 그렇다고 자유주의 페미니즘=보수, 맑스주의 페미니즘=진보, 급진적 페미니즘=급진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보수적 여성운동을 대표하는 여협은 위의 “출산=애국”이라는 구호에서 볼 수 있듯 국가와 여성과의 관계를 종속적인 관계로 상정하고 있는 등 여성의 억압에 대한 집단적 의식형성을 전제로 하지 않다고 볼 수 있지만, 한편 호주제 폐지와 여성의 정치세력화, 정부에 성평등적 정책제언을 목표로 한다는 측면에서 자유주의 여성해방의 전략과 유사한 측면이 있기도 하다. 한편 진보적 여성운동은 민주화 이후 중도 우파 정권이 여당이 되면서  점차 자유주의 페미니즘의 전략들을 우선시 하고 있으며, 가족 내의 양성평등문화를 여성가족부와 함께 주요 과제로 삼고 있기도 하다.
물론 분명 차이는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에서 최연희 국회의원 성추행 사건을 규탄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 때, 최연희 국회의원을 옹호하기 위해 동해 삼척의 여성단체협의회에서는 지지의 깃발을 들었다.


진보/보수라는 경계의 식민성, 혹은 남성중심성

그러나 여성운동 안에는 기존의 진보/보수 담론을 넘어서는 수많은 입장 차이들이 존재한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보는 시각도 반미여성회와 정대협과 한국성폭력상담소가 다 다르고, 성매매 문제를 보는 시각도 한소리회나 전성노련(민성노련)이 다르며, 부산의 여성성소수자단체는 부산여성단체연합의 가입거부를 국가인권위에 제소하여 인권침해라는 판결을 이끌어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여성부의 여성가족부로의 전환에 대해 환영과 기대를 표하는 논평을 냈지만, 언니네트워크는 반대하는 성명서를 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여성운동이 다 한 목소리라고 생각한다. 혹은 기껏해야 여협과 여연의 차이 정도일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여성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는 모두 뭉쳐야 한다는 동일성의 논리 아래, 두 대규모 여성단체의 차이는 아주 거칠게 말하자면 어떤 남성집단과 연대를 하고 있냐에 따라 가시화되었다. (물론 여성들 간의 차이이기도 했지만 각각의 여성들이 어떤 남성(집단)들과 관계 맺고 있는지에 따라 가시화된 차이이기도 했다. 동시에 그 남성집단이 국가와 맺고 있는 관계가 달라짐에 따라 이 두 집단의 여성들 간의 차이는-최소한 계급차는- 그 거리가 급격히 줄어들기도 했다.)
그러나 이 외의 차이들은 상대적으로 의미있게 다루어지지 않았다. 이프의 선배노릇/후배노릇 특집, 여성단체연합의 대표가 영페미니스트에 대해 발언한 신문 인터뷰 등을 보면 이 외의 차이를 다루는 담론장에서는 이성애주의와 정상가족중심주의/여성운동의 제도화에 대한 입장의 차이를 진보/보수와 같은 세계관의 차이로 이해하지 않으며, 세대차이, 경험차이 등으로 사소화하거나 은폐하거나, 혹은 무시한다.
여성운동에서 “진보성”이라는 말은, 이미 그 진보를 규정하고 있는 기존의 담론에 기댄 문제구성방식이기도 하다. 이런 식의 나눔은 여성들 간의 차이를 인정하게 되지 않는다. 비혼여성에게 가장 중요한 여성문제와 기혼 여성에게 가장 중요한 여성문제, 노동자계급 여성에게 중요한 문제와 중산층 여성에게 중요한 문제는 다를 수 있다. 그 중 무엇을 “우선시”할 것이냐, 다시 말해 어떤 문제가 다른 문제보다 더 본질적인 여성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할 것이냐고 사고할 것이 아니라, 각각의 문제들이 각각의 여성을 어떻게 다르게 억압하고 있는지 혹은 어떤 여성들이 다른 여성들을 억압하는데 기여하고 있는지를 밝히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것은 여성들간의 차이를 적대화하는데 기여하기 보다는 한국 사회의 가부장제가 현재 어떤 여성들을 어떤 방식으로 억압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데 기여할 것이기 때문이다.

<기타 질문에 대한 답>

1. 2005년 혹은 최근 2~3년간의 구체적인 활동을 중심으로 어떤 여성운동을 지향해 왔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여성운동 속에서 직면했던 어려움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운동과제, 방식, 조직 등 구체적인 측면에서 말씀해 주세요.

1) 언니네트워크의 설립배경
언니네트워크는 2000년 4월 문을 연 여성주의 사이트 언니네(http://www.unninet.co.kr)를 기반으로 하여 2004년 11월 27일에 설립하였다. 앞서 2000년에 문을 연 언니네는 그동안 여성과 관련한 많은 사안에 대하여 다양한 목소리들이 표출되고 또한 모일 수 있는 장으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언니네트워크는 언니네라는 공간에서 표출될 수 있는 차이들은 자유롭게 지속시키면서도, 운동 단체로서 언니네트워크의 보다 분명한 입장을 갖출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나가기 위해서 만들었다.

2) 언니네트워크의 설립목적
여성친화적 환경 형성과 여성주의 네트워크의 확장을 통해 모든 종류의 성적 차별 및 억압이 종식된 새로운 사회 구현을 목적으로 한다.

3) 언니네트워크의 운동방식과 과제

3-1) 운동방식: 차이로 구성되는 네트워크란
결합과 해체를 반복하며 무한히 스스로를 연결하는 차이들 간의 그물망을 구성. 확장이란 단순히 네트워크의 각 지점의 수가 늘어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각 지점의 수가 늘어나는 증가가 산술적이라면, 각 지점들이 상호간에 연결됨으로써 생기는 연결선의 증가는 기하급수적라는 아이디어에서 나온 개념. “여성주의 네트워크”는 기존의 정치권력에서 발생한 성차별의 문제뿐만 아니라 수천년의 가부장제 문화에서 발생된 성적 차별 및 억압을 종식하기 위해 각 개인들의 성찰적 만남에 따른 변화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으로 고안한 개념으로, 자유로운 개인들의 집합, 해체의 유연한 링크를 의미하기도 한다.

3-2) 과제와 실천
        ① 여성주의 네트워크 : 예) 월례 뜨거운/한가한/열린감자모임, 징검다리여성학 등
        ② 여성문화네트워크 : 예) 페미니즘 캠프, 여성주의 글쓰기, 마음읽기/공간읽기, 여                                성주의 액션박람회, 단행본작업 등
        ③글로벌 네트워크 : 예) @아시아, 베트남여성평화여행, 필리핀 ICIS  
        ④사이버 네트워크 : 예) 언니네

3) 언니네트워크의 조직
사무국 2인을 제외한 전원 자원활동체제.
국제연대팀, 웹사업팀, 출판편집팀, 액션나우팀, 문화기획팀(캠프지피기, 여성여행기획팀).

4) 어려움
재정상의 어려움, 논의구조의 복잡함에 따른 어려움, 활동가들의 이중멤버쉽으로 인한 어려움, 내부의 차이를 말하는 방법을 찾는 과정의 어려움. 그러나 재정상의 어려움 외에 모든 어려움은 감수하기로 전제한 어려움들.

2. 그간 한국사회 운동진영에서는 ‘진보담론’이 운동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주요한 지점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현시점에서 그간의 ‘진보담론’이 여성운동에서도 유효하다고 보시는지, 혹은 여성운동에서 ‘진보성’, ‘진보적인’이란 무엇이고 그 내용이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토론문에 있다.

3. 지금까지 여성운동 단체들과 활동가들은 사안별로 다양한 연대를 구성해 왔습니다. 이러한 연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그동안의 연대에서 문제점은 없었나요? 연대가 필요하다면 언제인지, 그때 연대의 대상은 어떻게 선택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말씀해 주세요.

지금까지 언니네트워크가 연대를 제안받은 활동은 호주제 이후 대안으로 제시된 목적별 신분등록제 관련, 동성애자 비하 보도 관련, 회식자리 술따르기 성희롱 인정관련, 양심적 병역거부 관련 등이었다. 앞의 두 개는 함께 했고, 술따르기는 이름만 올렸고, 마지막 하나는 단체 내부의 활동가들이 여력이 남지 않아 함께 하지 못했다. 연대과정은 항상 고민이다. 내부적으로는 이름만 올리는 건 절대 하지 말자고 합의했으나, 우리에게 연명을 요청하는 경우는 대부분 다른 여성단체의 연명을 받기가 어려운 상태이거나, 소규모 신생단체들의 활동일 경우이다. 그런 경우는 원칙이 깨지기도 한다. 그러나 활동을 함께 하는 걸 결정하기는 어렵다. 언니네트워크 자체가 퇴근 이후 이중멤버쉽을 가진 활동가들에 의해 굴러가는 조직이다보니 다른 단체의 활동시간/방식과 달라서 함께 할 경우, 활동을 보장할 수 없거나 시간 등을 배려 받다 보면 상대에게 너무 폐가 되기도 한다.
내/외부라는 말로 내부를 영토화하고, 외부를 타자화시키는건 아닐까. “내부”도 모두 “연대”라고 생각한다면 개인들간의 차이가 드러나고, 자율적인 참여가 이루어질 수도.

4. 당신(혹은 귀 단체)이 하고 있는 여성운동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변화가 필요하다면 그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앞으로 여성운동의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원활동 중심의 조직이 가지는 한계에 대해 고민 중. 문턱을 낮추는 방법에 대한 고민 중. 앞으로의 여성운동 과제는? 우선 연합체 조직의 영토화/권력화에 대한 성찰 필요, 국가와의 관계에 대한 거리두기와 더불어 자율적 재정마련에 대한 고민. 현재 대중화되기도 했지만 화석화되기도 한 대표적인 몇몇 여성문제를 다시 논쟁적으로 만들 필요.




   한국사회포럼2006-여성연합, 고민의 한가운데 서 있다

kwsi
2006/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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